[2월] 오건영 - 부의 대이동
Prologue
나는 주로 중고서점(알라딘)에서 책을 구매한다. 중고서점을 일단 들린 후 원하는 책이 없을 때 일반 서점에서 구매를 한다. '화폐전쟁'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후 여느 때와 같이 다음 읽을 책을 사러 서점에 갔는데 원하는 책이 단 한권도 없었다.(읽고 싶은 책을 7권 정도 준비했었다.) 실망스러운 마음이 드려하자마자 즉흥적으로 책을 골라 읽는 것 또한 재미란 생각이 들어 제목만 보고 골라잡은 책이었다.
내가 이 책을 구매한 결정적인 이유 2가지
첫째, 코로나 시대 이후에 집필된 경제 도서 -> 코로나의 시대상이 반영된 경제 전망을 알고 싶었다.
둘째, 방법론(기술)보단 원론(원리)적 내용 -> 고기보단 고기를 잡는 법을 배우고 싶었다.
Main
"쉽다."
이 책이 재밌었던 가장 큰 이유는 '구어체'식 서술이었다. 마치 바로 옆에서 주저리 주저리 설명해주듯 서술하였으며, 이해하기 힘들 거라 예상되는 부분은 알아서 재차 설명해준다. 그럼에도 경제 서적이기에 한번에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들이 있지만, 이해하기 쉽게 어루고 달래며 차근차근 설명을 풀어내려 부단히 노력한 필자의 고생이 담겨있다. 앞서 말했듯 나는 필자의 고심과 노력이 묻어난 책을 굉장히 좋아한다. 아마 읽어보면 누구나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금융지능의 코어 강화 운동"
기초 체력을 기르고 운동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코어 운동은 필수다. 투자나 재테크도 금융적 사고를 가능하게 하는 기초 지식이 중요하다. 환율과 금리, 인플레이션과 환율의 관계, 투자자산(주가, 부동산)과 환율의 관계, 기준 금리와 채권 금리, 경기에 따른 실물자산(달러,금)의 변화, 달러와 금의 관계 등 자본주의를 이루는 기본 구성요소와 유기적으로 연결된 각종 경제 지표들이 시장 상황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이해할 수 있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재테크를 시작하면서 챙겨보게 된 경제 뉴스의 내용 중 절반 이상을 알아듣지 못하는 금융문맹이었다. 근데 이 책의 장점이 관련 기사를 인용하며, 해당 기사의 내용이 어떤 의미인지 설명해주는 내용이 많다. 또한 그래프 자료가 굉장히 많이 첨부되어 있어 시각적인 이해도 돕는다. 경제 뉴스를 읽으며, 이해할 수 있게된 부분이 비약적으로 늘었다는 것이 신기했다. 어떻게 보면 누군가에겐 이제 한걸음 내딛은 정도의 지식만이 담긴 책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시작이란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복근 운동을 해본자만이 운동자극에 익숙해지고 근육이 단련되면서 다음단계로 세트 수를 늘릴 수 있는 것이다.
"또 다른 경제적 관점"
이 책을 읽으며 굉장히 재밌었던 점이 "화폐전쟁"과는 대조되는 저자의 관점이었다. 화폐전쟁에서 달러는 미래의 국민이 낼 세금을 담보로 무한정 찍어내는 독이 든 사과였다. 또한 금리는 연준을 주축으로 하는 국제 금융 재벌이 서민들의 재산을 몰 수 하는 이른 바 '양털깍기'의 가장 확실한 수단 중에 하나 였다. 단연 연준은 악의 축으로 묘사된다. 하나 이 책에서 연준은 시장 경제의 균형 유지를 위해 개입하는 중재자의 느낌이 강하며 달러 또한 경기 침체나 경제 위기 속에서 나의 재무 포트폴리오를 지켜줄 방패처럼 묘사된다.
더 재밌는 것은 금을 바라보는 두 저자의 관점 차이다. 쑹홍빙에게 금은 'Only One'이다. 금본위제만이 세계경제를 바로 잡을 수 있는 방법이며, 모든 종이화폐는 금과 은이 담보 되어야만 한다는 주장이다. 오건영 저자에게 금은 'One Of Them'이다. 실물화폐로서의 성향이 강하며, 달러의 가치 변동에 영향을 많이 받는 투자 자산중에 하나일 뿐이라는 주장이다. 물론 더 많은 데이터가 축적된 현시대의 주장이 일리있을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건 이 두책의 대척점이자 평행선을 이루는 상호내용들이 나의 상상력을 자극한다는 것이다!
화폐전쟁에서 연준은 끝끝내 금본위제를 폐지시킴으로서 금을 굴복시켰다는 내용이 있다. 부의 대이동에서 금은 달러 가치에 따라 이리저리 휘둘리는 비안전자산이라 평가된다. 어쩌면 연준의 큰그림으로 달러는 최고 안전 자산이 되었고 전세계 모든 국가는 무소불위의 달러패권에 무릎 꿇게 된 것이 아닐까??? 쑹홍빙이 주장했던 '양털깍기' 무한 인플레이션을 통한 자산가치 증식과 금리 상승을 통한 자산 회수과정이 모두가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연준을 중심으로한 국제 금융재벌의 의도하에 벌어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나는 궁금해졌다. 오건영 저자가 화폐전쟁을 읽는다면 어떠한 평을 내릴지... 우연히 읽게된 2개의 책이 이렇게 내 상상력을 자극하고, 사고의 깊이를 깊어지게 만든다. 참 재밌는 일이 아닐 수 없다.
Epliogue
일단 쉽고 재밌게 기본기를 습득할 수 있다는 데에 점수를 주고 싶다. 다만 읽으면서도 항상 인지해야할 점은 전문가의 예측도 틀릴 가능성이 있고 언제나 과거의 데이터를 기반한 가설일 뿐이라는 것이다. 하나 이 책의 저자는 모든 주장에 굉장히 조심스럽다. 그 점이 좋다. 자신의 의견을 관철시키기보다 내가 왜 이런 결론을 도출했는지 그 과정에 모든 초점을 맞춘다. 내가 숨쉬며 살아가는 이순간에도 경제는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궁금하다면, 궁금은 한데 공부하기는 귀찮다면 이 책을 추천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