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ogue
나는 지금 회사에서 자의반 타의 반으로 앱 서비스를 기획하는 일을 전적으로 맡아서 하고 있다. 문과에 음악 학도 출신인데다 IT 쪽은 문외한인 내가 직무의 존재 자체도 몰랐던 서비스 기획이란 일을 하게 되었으니 쉽기야 하겠냐마는...
언제나 그렇듯 근거 없는 자신감과 하면 어떻게든 된다는 일념 하나로 전념하고 있다.
그리고 체계적이고 구조적인 사고를 곧 잘하고 주도하는 것을 천성적으로 즐기는 내 성향과 잘 맞기도 하고, 또 잘 맞아서인지 일이 재밌다. 그래서 제대로 하고 싶었다. 대충대충과 가라를 혐오하는 1인으로서 내가 담당한 서비스만큼은 제대로 하고 싶었기에 사수가 없던 나에게는 책 말고는 선택지가 없었다. 그래서 서비스 기획 직무에서 가장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이 책을 구매하게 되었다.
Main
'서비스 기획자는 무엇을 하는가?'
흔히들 '기획'이란 단어가 붙은 직업들을 보면 무언가 대단한 일을 하는 것 같고 멋있어 보이지만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운 직업이다. 전략 기획, 마케팅 기획, 상품 기획, 콘텐츠 기획 등 세상에는 참 많은 기획이 있지만 서비스 기획은 실제로 그 직무를 업으로 갖고 있는 현업자조차 한 문장으로 설명하기 쉽지 않다.
100% 이해하지 못하면 다음 장을 넘어가지 못하는 극악의 융통성을 겸비한 나는 서비스 기획이 무엇을 하기 위해 존재하는 직무인지 스스로 답을 내리고 싶었다. 이 책은 질문에 대한 답을 스스로 내릴 수 있게 도움을 주었다.
이 책에서는 전략기획과 서비스기획을 비교하며 직무에 대한 이해를 도왔는데 그 내용은 아래와 같다.
전략 기획
- 비즈니스 생태계에서 살아남을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것
- 언제 어디서나 비즈니스의 방향성을 잃지 않도록 북극성(OKR)을 띄워주는 것
서비스 기획
- 비즈니스 모델을 사용자 반응을 보며 정교화하고 시스템을 작동시키는 것
- 북극성을 목표로 어떻게 해쳐나갈 지 방법을 고안해내는 것
즉 무엇으로 돈을 벌 것인가를 전략 기획에서 결정한다면, 그 무엇이 디지털 서비스일 경우 그것을 어떻게 실제화할지 결정하는 것이 서비스 기획인 것이다. 책의 내용과 직접 고민해 본 결과를 토대로 스스로 내린 서비스 기획자의 정의를 아래와 같이 정리했다.
'서비스 기획자'란 회사의 핵심 비즈니스에서 요구되는 디지털 서비스를 실제로 구현될 수 있도록 설계하는 사람이다.
'서비스 기획 실무의 AtoZ'
이 책의 가장 장점은 10년 차 현업 실무자의 실전 노하우가 그대로 적혔다는 것이다. 사수 없는 환경에서 스스로의 길을 개척하는 나와 같은 많은 서비스 기획자들에게 인기가 많은 이유다. 실제로 나도 이 책을 보고 따라 하며 일을 한 적도 있을 만큼 서비스 기획자가 프로젝트의 시작부터 끝까지 담당하는 모든 업무를 설명하고 산출물까지 공개한다.
이보다 더한 자료는 없겠다 싶을 정도로 비즈니스 전략의 이해부터 그 이해를 바탕으로 서비스를 기획하는 방법 그리고 실제 정책 수립과 화면 설계, QA 테스트까지 기획자가 담당하는 모든 과정에서 실제 사례 인용과 기획자 산출물 자료를 통해 이해하기 무척 쉽게 기술돼있었다. 특히나 나는 이 책에서 해답을 얻고 싶었던 내용이 3가지 있었다.
첫째. 실제 화면 설계서 자료
둘째. 서비스에 필요로 하는 정책 정의 및 실제 수립 방법
셋째. 실제 프로젝트가 발의되고 런칭하기까지 전개되는 과정
다행히도 이 3가지 궁금증에 대해 충분한 답을 책에서 얻을 수 있었다. 실제 산출물 자료를 통해 첫째, 둘째 궁금증이 해결되었으며 이 책의 모든 내용의 흐름이 서비스의 기획부터 개발까지 발생되는 모든 진행 과정을 순서대로 설명해 주고 있었기에 셋째 궁금증도 어느 정도 해소가 되었다.
만약 사수가 없이 홀로 서비스 기획을 하며 시니어급의 개발자, 디자이너들과 협업을 하고 있는 기획자가 있다면 이 책을 꼭 추천하고 싶다. 나는 지금도 이 책을 내 업무 데스크 위 가장 잘 보이는 자리에 꽂아 놓았다.
Epilogue
사실 나는 이 책을 통해 확신을 얻고 싶은 마음이 가장 컸다. 내가 지금 스스로 하고자 하는 일들이 제대로 된 방향이 맞는지, 더 나은 방법이 있는지 등. 다행히도 이 책을 보며 2가지 위안을 얻었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기획의 업무가 크게 빗나가지 않았다는 것과 더 견고하게 기획할 수 있는 방법을 어느 정도 터득했다는 것이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나는 스타트업 환경에서 일하고 있지만 저자가 대기업에서 10년을 일했기 때문에, 워터폴 방법론에 입각한 내용들이 주를 이뤘다는 점이다. 명확한 업무 분담, 시시각각 변경되지 않는 전략, 문서화의 중요성 등에서 스타트업과는 많은 차이를 보였지만 이 또한 내게 필요한 내용들이고 심지어 재밌었다. 이전에 읽었던 '프로덕트 오너'가 극 애자일 방법론에 맞춰진 내용이라면 이 책은 극 워터폴 방법론에 맞춰져 있어서 비교해 보는 재미가 있었다. 아무튼 나에게 좋은 사수가 되어주었기에 책과 책을 집필해 준 저자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다.
PS. 요즘 너무 직무 관련 서적만 읽은 것 같아 마음이 퍽퍽해지는 것 같지만, 직무 관련 서적도 나에겐 너무 재밌다. 하지만 이 다음에는 자기계발이나 인문학 책을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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