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리뷰 5

AWA - Like I Do, 감각에서 나오는 음악

음악을 만드는 과정엔 인간의 다양한 요소들이 녹아나온다. 감정, 지식, 경험, 상상, 감각 등 ​ 그 중에 '감각'은 모든 요소 중 가장 고유하고 개인적이며 마치 사람이 타고나는 일련번호와도 같다. ​ 이 음악은 그녀의 감각이 유독 도드라진다. 강박에 강세를 두지 않는 딕션이나, 비성이 섞인 창법이 그녀만의 분위기를 자아낸다. ​ 이 음악에 호감이 가는 또 하나의 이유는 보컬과 투톱을 달리는 베이스에 있다. 사운드적인 관점에서 보면 그녀의 목소리와 베이스 사이엔 적잖은 간극이 존재하지만 두 라인의 리듬이 굉장히 조화롭다. ​ 사실 음악을 만들어 본 사람으로서 다소 자괴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간 내 경험에 비춰봤을 때, 베이스에 보컬 멜로디만으로 이렇게 꽉 찬 사운드가 나오기 힘들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MOON - 이 밤이 (feat. Vince), 음악과 미니멀리즘

미니멀리즘은 흔히 디자인, 건축, 라이프 스타일에서 주로 사용되어지는 예술 및 문화 사조 중 하나로 본질을 제외한 불필요한 것들은 과감히 제거하는 것을 추구한다. ​ 고도의 정보화와 산업화로 인해 하루에도 수백가지의 자극과 정보에 노출되는 시대적 상황 때문인지 이 '미니멀리즘'은 시대의 아이콘이 되어 버렸다. ​ 음악 산업에서는 이러한 시대의 흐름이 적극적으로 반영되고 있는 듯 하다. 아무래도 음악이라는 컨텐츠가 대중의 생활에 초밀착 되어있기 때문에 시대의 요구를 반영시키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 음악이라는 무형의 형태에 어떻게 미니멀리즘이 적용될 것인가라는 논제에는 아직 이렇다할 정설은 없다. ​ 그저 추측해볼 뿐인데, '미니멀리즘'이 소리로 구현된다면 이 음악같지 않을까 싶다. 짧은 문장과 의성어..

DEMIAN - Karma, K-Pop의 후속모델

애플과 삼성, 구글, 샤오미 등 세계 유수의 IT기업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최첨단 기술력이 집약된 신제품들을 내놓고 있다. 이제는 스마트폰 모델의 숫자가 어디까지 올라갔는지 세어보기도 귀찮다. ​ 기술의 발전이 급속화됨에 따라 시대의 흐름 또한 어제와 오늘이 너무도 다르다. 음악 산업은 어떻겠는가? 트렌드에 가장 민감한 산업 중 하나이며, 대중들이 원하는 'Needs'을 빠르게 캐치하지 못하면 세상에 존재했는 지도 모를만큼 금방 묻혀 버리는 게 음악 컨텐츠다. ​ 다행히도 K-Pop의 과거는 화려했다. PSY의 강남스타일을 필두로 EXO, Black Pink, Twice 등 글로벌 아이코니스트들이 대거 배출되고, BTS는 Billboard200의 정상을 4차례나 정복했다. ​ 대한민국의 댄스 아이돌 컨셉은..

Ant Saunders - Yellow Hearts, Z세대의 음악

나는 미디엄템포 발라드를 듣고 자란 세대로 뼛속 깊이 '본투비블루'다. ​ 그래서 그런지 가슴을 후벼파는 슬픈 멜로디와 절절한 가삿말이 없는 음악은 경양식 돈까스를 먹기 전 후루룩 마시는 크림스프처럼 느껴진다. ​ 허나 이 음악은 조금 달랐다. 굉장히 밝고 산뜻한 음악인데 오랜동안 내 귓가에 멜로디가 맴돌았다. 사실 음악보다는 Ant Saunders의 목소리에 끌렸던 거 같다. 그의 목소리는 굉장히 쫀득하다. ​ 하나 놀라운 사실은 그가 00년생이라는 것이다. 흔히 'Z 세대'라 불리는 디지털 네이티브들이 세상에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 그 때문일까, 이 음악이 유명해진 것도 '틱톡'이라는 어플에서 Meme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 음악의 특징 또한 다분히 Z세대스럽다. 보컬과 1:1 비율로 강조된..

The Weeknd - Blinding Lights, 트렌드의 재해석

Billboard Hot 100, Billboard 200, Artist 100 3개 차트에서 1위를 기록했다. ​ 이 정도면 조금 진부한 표현을 빌려 '흥행 보증수표'라 할 수 있다. 그의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단번에 느낄 수 있는 것이 그 어디에서도 들어본 적 없던 스타일이라는 것이다. ​ 이번 곡도 그러하다. 심플하면서 화려하고, 모던하면서 클래식하다. 한마디로 말도 안되게 좋다. ​ 80년대 경제호황 시절의 화려함이 물씬 담긴 신스팝 비트에 심플하다 못해 공허한 그의 워딩과 멜로디의 조화는 중간이 없이 불안정하며 다소 언밸런스하다. 이러한 특징이 그의 음악을 위태롭고 공허하며 차갑게 느껴지게 한다. ​ 마치 누군가가 이렇게 느껴주길 바라며 작업 했을 것만 같다. ​ 그는 언제나 그의 감정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