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p 2

AWA - Like I Do, 감각에서 나오는 음악

음악을 만드는 과정엔 인간의 다양한 요소들이 녹아나온다. 감정, 지식, 경험, 상상, 감각 등 ​ 그 중에 '감각'은 모든 요소 중 가장 고유하고 개인적이며 마치 사람이 타고나는 일련번호와도 같다. ​ 이 음악은 그녀의 감각이 유독 도드라진다. 강박에 강세를 두지 않는 딕션이나, 비성이 섞인 창법이 그녀만의 분위기를 자아낸다. ​ 이 음악에 호감이 가는 또 하나의 이유는 보컬과 투톱을 달리는 베이스에 있다. 사운드적인 관점에서 보면 그녀의 목소리와 베이스 사이엔 적잖은 간극이 존재하지만 두 라인의 리듬이 굉장히 조화롭다. ​ 사실 음악을 만들어 본 사람으로서 다소 자괴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간 내 경험에 비춰봤을 때, 베이스에 보컬 멜로디만으로 이렇게 꽉 찬 사운드가 나오기 힘들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keshi - blue, 어른의 성장통에 대하여

성장통이라는 표현도 엄살로 치부되곤 한다. 내가 '어른'으로 불리는 그 시점부터 ​ 우리는, 아니 적어도 나는 아직 어른이 무엇인지 모른다. ​ 내 자신의 평화와 안녕을 위해 가끔은 현실과 타협하기도 부조리에 침묵하기도 한다. ​ 오늘을 살아내기 위해 어제의 것들은 비워내고 내일을 위한 준비로 나를 채운다. ​ 그렇게 비워진 어제의 것들에는 내가 자라난 동네, 나의 옛 친구들, 내가 보낸 시절들이 차곡차곡 쌓여있다. ​ 이 것이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이라면 얼핏 눈시울이 붉어질 법 한데, keshi의 기타 스트로크는 슬픔과는 거리를 둔다. ​ 성장통에 무던해지듯 적당한 거리에서 아련하게. keshi - blue